한국소의 기원과 변천에 대한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



  • 소는 한국 역사와 함께 한 기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밝혀진 바에 의하면 전세계 다른 지역 소와 마찬가지로 우리 소 역시 근동지역에서 가축화 한 야생소의 후손일 뿐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지역에서 가축화 한 소가 과거 어느 시기엔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들어와 한국 전통 농업 사회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이 후에도 원래 들어온 품종을 개량하여 보다 나은 품종의 소를 얻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부단히 노력하였을 것이므로 소의 형질은 오랜 역사 동안 부단히 개선되어 마침내 우리가 보는 한우에 이르렀으리라는 점을 짐작 할 수 있다. 
  • 소가 우리나라 문화에 미친 영향을 보면 가축으로서 어떤 과정을 거쳐 도입되어 오늘날 볼 수 있는 전통 한우가 되었는지 이를 역사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소의 기원과 변천을 연구하는데 있어 어려운 부분은 이 주제가 자연과학 혹은 인문학적으로 어느 한 연구 기법에만 치우치게 되면 문제의 본질에 오히려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는데 있다. 자연과학자에 의하여 한우에 대한 연구가 형태학적, 유전학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이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소의 기원과 역사적 변천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수반되지 않으면 어려우며 반대로 인문학적 기법에 의해 얻어진 결과는 자연과학적 증거로 입증되지 않는 한 얻어진 추론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자연과학, 인문과학 중 어느 특정 분야의 개별적 성과보다는 보다 다양 한 전문 분야 간에 이루어지는 학제 간 협동 연구에 의해서만이 우리나라 소의 도입과 변천 과정에 대한 전모가 보다 명확히 규명 될 수 있다. 
  • 소에 대한 연구에서 주의해야 할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이 분야의 연구는 한국 내의 자료에만 국한하여 수행될 경우 그 역사적 전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의 소의 기원과 확산 과정에 대한 연구는 분자계통학적 연구를 통해서도 그 전모가 하나 씩 밝혀지고 있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소가 가축화 하기 전에 이미 소의 먼 조상격인 야생소=원우 (aurochs)가 전세계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들이 가축화 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볼 수 있는 혹이 있는 소 (인도혹소, Bos indicus)와 없는 소 (Bos taurus) 두 가지 종류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제시 된 유력한 가설에 따르면 인도혹소는 인더스강 유역에 살던 원우가 현지에서 가축화 되어 인도아대륙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중국 등에 퍼져나갔다고 하며 혹 없는 소의 경우 근동지방에서 처음으로 가축화된 이후 전세계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 두 종류의 소는 비록 외형상 차이는 있지만 아직도 서로 교배가 가능한 단일 종으로서 소의 가축화와 그 확산 과정을 분석할 때 전체를 함께 시야에 두고 연구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소는 가축화 한 후 지리적 경계를 넘어 전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그 후에도 서로 간에 문화적, 생물학적 영향을 계속 주고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 존재하는 소만 따로 떼어 연구하는 방식으로는 전모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 이처럼 소의 기원과 확산 과정에서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소들이 공통 조상의 후손으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소 역시 그 기원 규명은 우리나라에만 국한 된 좁은 연구만으로는 어려우며 최소한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폭넓게 연구를 수행해야 비로소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옛 조상들 역시 보다 좋은 소 품종을 손에 넣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며 그 결과 생각보다 훨씬 빈번하게 소가 당시의 정치/문화적 경계를 넘어 이동하여 오늘날 한우의 형성에 기여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소의 연원에 대한 정확한 규명 역시 폭넓은 지리적 역사적 시야를 확보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이는 곧 우리 소의 원류 규명에 있어 다른 나라 관련 학자들과의 긴밀한 교류가 필요하다는것을 의미한다.  
  • 여기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소의 연원과 역사적 변천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를 살펴보면 이 주제가 우리 전통사회의 이해에 관련하여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연구된 성과가 매우 미흡하였다. 우리나라 소가 언제 어디서 기원하여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으며 그 이후 어떤 역사적 변천과정을 거쳤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연구와 추측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 최근에는 아시아 다른 나라에서도 소의 기원과 관련하여 중요한 역사 고고학적 보고가 속속 이어지고 있지만 그 간 우리나라 연구 방향이 국내 사례에 집중하여 범아시아적 관점에서 소 사육의 기원과 전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못하였던 점 역시 우리나라 소의 정확한 기원과 역사적 변천에 대해 충분한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이유이다.
  • 이에 본 연구진은 우리 전통 한우의 연원과 변천 과정을 역사적으로 규명하고자 국내 외 역사/고고학 및 자연과학자를 망라한 학제간 협동 연구 그룹을 조직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 우리 소의 기원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내외 역사문헌 자료를 검토하고 아시아 지역 다른 나라에서 보고된 소 관련 고고학적 자료를 분석하며 실제 발굴 현장에서 얻어진 소 뼈를 대상으로 뼈 해부학과 분자계통학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기초를 확보함으로써 추후 본격적으로 수행될 우리 소 관련 연구를 준비하고자 한다. 이 작업을 통하여 얻어진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보다 폭넓은 연구가 다년간 수행될 수 있다면 우리 한우의 역사적 기원과 그 확산 및 변천 과정에 대한 보다 포괄적 정보를 세계사적 시각에서 얻게 될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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