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8, 2011

Studies in India


인디아에는 우리나라 삼성과 현대를 짬뽕한거 비스무리한  Tata  그룹이라는데가 있다는데 (나는 사실 초청받기 전에는 몰랐다. 그런데 인도의 국민기업이라고 한다) 인도의 고고학자들이 이 기업과 함께 고고학과 자연과학의 대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개최한 학회가 이번 학회였다.

사실 이번 학회 이전에는 인디아의 고고학자라면 초청자인 신데 (Vasant Shinde) 박사 외에는 전혀 아는 분이 없는 터라 인디아의 고고학자들은 어떨까., 관심이 더 컸다. 나야 뭐 그렇고 그렇다고 해도 인디아 측은 이름 석자 대면 알만한 거물급 고고학자만 초청된 closed meeting이었다고 한다 ('었다고 한다'라고 적은것은 나도 그렇게 들은것에 불과한 터라..). 아무튼 우리로 치면 국립박물관의 관장급에 준하는 사람들만 초청되었다는데 그러다보니 평균연령이 모두 높아 보였다. 해외 학자로는 나와 홍익대 박장식 교수님 외에 이름 석자 대면 알만한 (!) 미국의 Mark Kenoyer 교수가 초청되었고 유리를 전공하신 MD출신 고고학자 James Lankton 박사도 역시 강연의 기회가 있었다. 인디아의 고고학자 외에 초청된 사람들은 Tata Institute of Fundamental Research, TIFR) 라는 연구소의 자연과학자들이었는데, 우리로 치면 사립화 한 KIST같은 곳이라고 한다. 이 연구소의 자연과학자들과 인디아 고고학자들 사이에 고고과학을 위한 연구를 셋업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합동 심포지움을 하기로 한것이 이 학회가 개최된 동기라고 하는데., 그런 의도에 내가 잘 맞을 정도로 내 업적이 좋은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안된 초청을 감사히 받았던 것이 이번 인디아 학회 참석의 계기가 되었다.

Poster of ICTS Mini Workshop "Future of the Past"

홍콩을 거쳐 인디아에 입국한 후 뭄바이에서 1박하였는데 당초에는 학회 장소인 Mangalore로 바로 이동해야 했지만 학회가 시작되어야 방을 잡을수 있다고.., 뭄바이에서 하루 더 머물러 줘야 겠다는 부탁인지라 TATA institute 의 guesthouse에서 1박하였다. 어렸을때 보았던 KAIST의 guesthouse 삘이 났다 (홍릉에 있던., 지금도 있나?). guest house에는 마침 하라파문명의 대가이신 Kenoyer박사도 있었다.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대가 분위기가 나는듯. 

다음날 (11월 19일) 기상하여 뭄바이 시내 구경이나 하기로했다. 길을 몰랐지만 지도를 보니 볼만한 것들이 모여 있는데가 가까운것 같아 보여 걷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출발한 위치를 지도에서 잘못 찍고 있었던 터라 처음부터 제대로 된 관광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고 하겠다. 어쨌건 걷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70년대나 보던 판자촌이 나타났고, 길거리에는 소 대신 자빠져 있는 개들이 많이 보였다. 당초에 기대했던 길거리에 자빠져 있는 (!) 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도시라서 그런가? 인디아는 소는 길거리에 누워 있고 사람이 비켜 간다던데. 실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지만 길거리에 자빠져 있는 개들도 기대에 충분히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견 말년병장의 모습으로 길거리에 대짜로 퍼져 사람이 옆을 지나가다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런 개들이 길거리에 수십 수백마리가 있었다. 

 Sleeping in the street: Dogs in India

갓 입대한 신병모습으로 자다가도 사람이 지나가면 후다닥 일어나는 우리나라 개들의 모습이 늑대조상의 모습을 더 잘 간직한것 같은데 인디아의 거대한 힘은 개의 본능까지도 순화시킨것일까? 아무튼 개는 어려서 부터 학대, 굶주림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는데 도통 긴장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인디아 개가 짖는것 여행중에 딱 한번 봤다.) 

뭐 간단히 이날의 여정을 간추려 보자면, 계속 정처 없이 걷다가 결국 우리가 가진 지도에 나와있는 건물을 찾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간신히 알게됐다. 그리고 그 옆에는 멋진 모습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뭄바이 시의 Marine Road라던가 그렇다던데., 아무튼 항구의 모습은 3대미항이라는 밴쿠버 못지 않았다... 학회 전날. 뭄바이 박물관을 구경하고, 택시 요금 바가지를 쓰며 우리는 귀가 (?) 할 수 있었다. 저녁때는 Kenoyer박사와 함께 시내로 나가 생선집 요리를 먹었다. 생선을 좋아하는 지라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음., 


학회는 총 5일간이나 열렸는데 그 중 중부인도의 거석문화 (Megalith?) 구경을 위한 excursion을 제외하면 거의 전 기간이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closed meeting인지라 어느정도 주최측에서 연자들에 대한 care를 잘 해줄것으로 생각은 했었지만 학회장소인 호텔에 들어갔을 때부터 세끼를 꼬박 부페식으로 먹였다 (인도 고고학회는 대부분 이렇게 한다고 한다..). 인도음식이 무척 입에 잘 맞아 (사실 이렇게 쓰면 신동훈이 외국나가 못먹었던 음식이 뭐냐고 묻겠지만...) 음식 문제는 거의 없었는데 다만 소화가 잘 안되었다. 이러다 보니 학회 뒤 일정으로 갈수록 먹는 양이 조금씩 줄어갔는데 그렇다고 해서 음식이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학회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을 쓰자면., 우선 이번 미팅의 결과로 인디아에 고고학과 자연과학이 연대한 연구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고고과학 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에 원로학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으로 보여 금명간 인디아에 고고과학 연구소가 활동하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초청된것도 도대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결정하는 목적이었다고 전해 들었는데 학회 종료일정에 가까울수록 연구소가 만들어질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지는것으로 보아 우리 발표가 나쁘지 않았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것은., 

잘 알다시피 인디아는 핵무기를 만드는 정도 수준의 나라고., 기초과학 연구의 수준은 나쁘지 않다. 고고학도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인더스 문명을 끼고 있는지라 수준이 낮아지려야 낮아지기가 힘들어 보였다. 발굴되는 유적지의 중요성 덕에 앞선 나라들의 연구 제안이 끊이지 않는 터라 인디아 학자들 전반이 새로운 테크닉의 적용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았다. 아마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최근의 인디아의 경제붐과 맞물려 고고과학의 발전 수준이 폭발적으로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유야 어쨌건 이런 미팅이 우리나라에는 되려 많지 않은것이 아쉬웠다. 

학회의 성과를 요약하며 짧은 글을 마무리 하자면,., 하라파문명 유적지에 대한 발굴에 자연과학적 기법의 보유자로 참여할 것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안받았다는 점 정도만 밝혀 두고자 한다. 아마 앞으로 수년간은 틈 나는 대로 인도로 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국이나 일본 등 국가들은 해외 국가의 발굴 조사에 언제나 대규모 발굴대를 조직해 덩어리로 움직여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의 조사가 계속될 수 있을까? 인도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결국 그들의 찬란한 문명을 자기 스스로의 손으로 계속 조사하게 될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련 고고학자들의 반짝이는 호기심에서 고고과학분야에서도 그런 날이 이루어 질 순간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고고과학자로서 인류 4대 문명의 하나인 지역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오랫동안의 개인적인 꿈이기도 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이런 꿈을 이룰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는 역시 아직은 행운아인것 같다. 

현지에서 인도고고학을 공부하고 있는 (매우 뛰어난 학생임) 김용준 씨, 가운데는 홍익대 박장식 교수님, 제일 오른쪽이 나.